운동

런닝머신과 야외 달리기의 비교(1) : 운동 효과의 관점에서

파죨리 2024. 9. 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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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머신(트레드밀)은 헬스장의 필수 장비가 된 이후 실내사이클과 더불어 실내 유산소운동의 대표 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초기의 런닝머신은 주로 본격 근력운동을 하기 전후의 준비 운동이나 마무리 운동을 하는 용도로 활용되었으나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는 야외 달리기를 대신할 수 있는 본격 유산소운동 장비로 인정받고 있다. 

런닝머신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많은 런너들이 런닝머신과 야외 달리기의 차이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과연 런닝머신은 야외 달리기를 확실하게 대체할 수 있을까? 같은 속도와 거리를 달렸을 때 둘 중에 누가 더 운동효과가 좋을까? 야외 달리기 대비 런닝머신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이 글에서는 이와 같은 런닝머신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관련된 모든 내용을 글 하나에 다 적으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운동 효과와 운동 방법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서 각각 따로 올리도록 하겠다. 런닝머신도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여기서 언급하는 런닝머신은 안전하고 속도가 정확하게 표시되며 경사 조절이 가능하고 고속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하는 수준의 런닝머신을 기준으로 한다. 

1. 비슷한 런닝 환경에서는 야외 달리기와 런닝머신의 운동효과도 비슷하다 

런닝머신과 야외 달리기를 비교한 연구들을 보면 대체로  야외 달리기와 런닝머신에서 같은 속도 같은 거리로 뛰었을 때 발생하는 칼로리 소모나 심폐 자극 등의 운동효과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 달릴 때 사용되는 하체 근육의 종류와 근육별 자극의 정도도 비슷하다. 예시 논문

다만 이런 결과는 야외 달리기의 조건을 최대한 런닝머신과 비슷하게 설정했을 때 얻어진 것이다. 즉 런닝머신과 야외 달리기의 운동효과가 같기 위해서는 야외 달리기의 지면이 런닝머신의 벨트처럼 균일하고 트랙 형태가 방향 전환이 필요없는 완전한 직선으로 되어 있으며 바람과 같은 변수도 없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당연히 이런 조건을 가진 야외 트랙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런닝머신과 야외 달리기는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효과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2. 실제로는 야외 달리기가 좀더 에너지 소모가 많다  

일단 야외 달리기는 지면에 변수가 많다. 집 주변 공원이나 체육관에 붉은 황토로 만든 육상 트랙이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대부분의 야외 달리기는 시멘트나 아스팔트 또는 자갈과 흙으로 덮여 있는 트랙을 달리게 된다. 그래서 야외 달리기는 충격을 흡수하는 탄성 재질로 바닥을 구성한 런닝머신에 비해 전신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다(그래서 런닝화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된다).  또 야외 트랙은 지면이 평평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먼지, 모래, 수분 등으로 인해 지면의 마찰력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나가기 위해 발 바닥으로 땅을 밀어내는 힘 외에도 자세를 유지하고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런닝머신에서 달릴 때는 잘 사용되지 않는 근육들이 추가적으로 사용된다. 이런 추가적인 근육활동을 위해서는 당연히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방향 전환이라는 변수가 있다. 야외 달리기의 트랙은 보통 타원 형태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형의 특성상 급한 방향전환을 해야 되는 경우가 꽤 있다. 또 앞에서 달리는 사람을 추월하기 위해 방향을 바꾸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달리기를 해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달리면서 방향을 전환할 때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든다. 이 역시 방향 전환을 할 때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정상적인 달리기에서 사용되지 않는 근육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높낮이 변수도 존재한다.  평평한 형태의 넓은 공터나 운동장에서 달리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는 트랙을 뛰게 된다.  평지 대비 오르막길은 힘들고 내리막길은 수월한데 전체 트랙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같은 수만큼 존재한다면 평탄한 트랙을 뛸 때에 비해 전체적인 에너지 소모량은 증가한다.  트랙의 조건에 따라 달리는 속도를 자주 변경해야 하는데 속도를 증가시킬 때마다 추가적인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 

 

평소에 런닝머신에서만 달리다가 모처럼 야외에서 30분 이상 달리기를 하고 나면 다음날 하체 여기저기가 뻐근한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런닝머신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았던 근육들이 야외 달리기를 할때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또 트랙의 상황으로 인해 속도나 방향을 너무 자주 변경하게 되면 달리는 도중에 다리 근육에 경련이 발생할 수도 있다. 


   * 빨리 뛸때는 공기 저항이 중요해진다 

한편으로 평균 시속 12키로 이하로 천천히(?) 달릴 때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지만 런닝 실력이 향상되고 기록을 의식하게 되면 슬슬 공기 저항이라는 변수가 중요해지기 시작한다. 장거리 육상 경기의 경우 선수들의 평균 시속이 20키로가 넘어가기 때문에 단거리 경기만큼은 아닐지라도 공기저항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본인이 평균 시속 15키로나 그 이상으로 뛰는 런닝 고수라면 런닝머신과 야외 달리기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제자리에서 뛰기 때문에 시속 몇 키로로 달리건 공기저항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런닝머신과 달리 야외 달리기에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기 저항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람이 불거나 습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면 이런 저항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된다. 

3.  런닝머신으로 야외 달리기와 운동효과를 맞추고 싶다면

이처럼 야외 달리기와 런닝머신의 운동효과는 이론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야외 달리기가  에너지 소모가 더 많고 그만큼 더 힘들다. 그렇다면 실제 야외 달리기와 런닝머신의 운동효과 차이는 어느 정도나 될까?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같은 속도 같은 거리를 기준으로 런닝머신의 경사를 1도로 설정하고 달리면 야외 달리기와 거의 같은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관련 논문  런닝머신에서 달릴 때 굳이 야외 달리기와 운동효과를 맞추고 싶다면 경사를 약간 주고 달리는 것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실제로 육상 선수나 파워런너들은 런닝머신에서 훈련할 때 야외 달리기 수준의 효과를 얻기 위해 0.5~1.5% 정도의 경사를 주고 뛰는 경우가 많다.  

 

경사를 주는 방법이 부담스럽다면 야외 달리기보다 속도를 조금 더 빠르게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보통 시속 기준으로 야외 달리기 속도보다 0.1~0.3키로 정도 더 빠르게 설정해 놓고 달리면서 야외 달리기와 비교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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